MINOR HIP HOP
EAST Common - Resurrection (19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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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도시 시카고는 재즈와 블루스의 중심지로써 많은 위대한 뮤지션을 배출해냈지만, 유독 '힙합'이라는 장르와는 인연이 없어 보였습니다. 적어도 1994년 본 앨범이 세상에 나타나기 전엔 말이죠. 본 앨범은 시카고 출신의 랩퍼 Common의 1994년 작품으로 그의 이름 여섯 자를 온 세상에 알리는 데 매우 큰 역할을 하게됩니다.
'거리에서의 삶'으로 상징되는 다른 랩퍼들과는 다르게 Common은 농구선수 출신 아버지와 교육자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서 상대적으로 유복한 어린 시절을 보냅니다. 그 때문인지 Common의 랩은 진취적이고, 계몽적인 성격이 강합니다. 1992년 'Can I Borrow a Dollar?'를 발매하며 랩퍼로써 첫 발걸음을 내딛은 Common은 오늘 날에 이르기까지 얼터너티브 랩 음악의 구심점에 서 있습니다.
피아노 선율과 재지한 비트, 섬세한 가사로 대표되는 본 앨범은 'Can I Borrow a Dollar?'에 이은 Common의 두 번째 앨범으로, 단숨에 Common을 힙합 씬의 변두리에서 중심부로 옮겨놓습니다. 앨범은 전반적으로 잔잔하고 어렵지 않은 멜로디가 주를 이루는데, 재지한 비트의 감미롭고 신선한 사운드를 듣고있노라면 전체적인 프로듀싱을 담당한 No I.D.의 출중한 실력에 감탄하게 됩니다. 수록곡들의 반복되는 코드 진행으로 인해 다소 지루해질 수 있는 앨범의 전개를 심심하지 않게하는 Mista Sinista의 스크래칭 또한 본 앨범의 완성도에 크게 기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앨범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바로 Common의 랩핑입니다. 격앙된 듯 하면서도 절제된 그의 랩핑은 부드럽고 청명한 수록곡들의 비트들과 완벽하게 맞아떨어지며, 진취적인 그의 랩 가사를 상당히 진실하게 느끼게 해줍니다.
본 앨범의 메인 트랙이라 할 수 있는 I Used To Love H.E.R.의 경우 그 중에서도 계몽적인 랩 가사의 진수라고 할 만 합니다. 우리는 가사 속에서 Common이 사랑한, 얼룩진 그녀로 비유되어 등장하는 이의 실체가 상업화에 물들고, 갱스터와 마약, 섹스로 더럽혀진 힙합임을 알게되고, 그의 기발한 가사와 비유, 그리고 힙합에 대한 사랑은 커다란 감동으로 다가옵니다.
프로듀서와 DJ, MC의 삼박자가 완벽에 가깝게 조화를 이룬 본 앨범은 발매된 지 꽤 오랜 시간이 흘렀음에도 재조명과 재평가를 끊임없이 받으며 꾸준히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얼마 전 발매된 본 앨범의 2CD 디럭스 버젼이 그 인기를 증명해주는 것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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